03/06/2026
오늘은 판매 게시물 대신, 요즘 제가 가장 깊이 빠져있는 장르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베트남 전쟁 수베니어 재킷은 1960년대 초반부터 70년대 초반, 베트남에 주둔하거나 파병된 미군들이 현지 테일러샵에서 주문 제작한 기념 의류입니다. 한국의 수베니어 재킷이 이태원 기반이었다면, 베트남 버전은 사이공, 다낭, 플레이쿠 등 주둔지 인근 테일러샵에서 각자의 부대명, 복무 기간, 주둔지명을 직접 지정해 제작했습니다.
동일한 개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장르 안에서 가치를 결정하는 건 자수의 방식과 퀄리티에서 나뉩니다. 핸들체인 자수는 일반 손자수 대비 입체감과 표현력이 높고, 작업 난이도도 다릅니다. 여기에 도안의 희소성,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인가가 겹치면 가치는 달라집니다.
이번에 모아둔 것들 중 두 개를 따로 얘기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탄손누트(Tan Son Nhut) 공항을 직접 도안으로 쓴 자수 버전. 주둔지명을 텍스트로만 남기는 게 일반적인데, 공항 풍경 자체를 화이트 코튼에 정밀하게 수놓은 개체는 이 장르를 오래 봐온 입장에서도 처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군과 베트남군이 등장하는 코믹한 체인 스티치 장면 자수. 전쟁의 한복판에서 이걸 만들어 입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재킷들이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는 걸 말해줍니다.
일반적으로 블랙 코튼과 ERDL 퀼팅 두 가지 형식으로 유통되는데, 화이트 코튼은 그 중에서도 잔존 물량이 가장 적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알고 보면 더욱더 재밌어지고 가지고 싶어지는게 빈티지라는 장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토어를 운영하다 보면 판매 게시물이 대부분이지만, 본래는 수집가인지라 이런 글을 쓰고 싶은 날이 옵니다. 관심 있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 기록으로도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글 주변이 좋지 않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들을 종종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